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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인방'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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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21-04-14 14:28 조회2,44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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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9월 나주연극협회 회장이자 극단 '예인방' 대표인 김진호 씨가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편지를 보낸다. 김씨는 이 편지에서 "나주 지역 전문예술극단 '예인방'이 열악한 여건에서 심혈을 기울여 창작극 공연을 마련했다."며 "드라마와 연극계의 빛나는 별이자 사계(斯界)의 전문가이신 장관의 평가와 지도를 받고 싶다."고 정중하게 관람을 요청했다. 이 편지를 받은 유 장관은 그 해 10월 10일 나주문화예술회관을 전격 방문, '예인방'의 창작극 '무어별(無語別)'을 관람해 화제가 됐다.

1981년 나주에서 창단한 '예인방'은 창단 공연으로 '시집가는 날'을 무대에 올린 이후 3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창작극 위주로 300여 회의 공연을 펼쳐왔다. 지난 2013년에는 지역 극단으로는 드물게 서울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 연극 '김치'를 올려 매회 전석 매진의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예인방'을 창단해 이끌고 있는 김진호 이사장은 체육고 복싱선수 출신으로 중앙대 연극영화과를 졸업, 연극인으로 변신한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그동안 TV 드라마 '주몽', '계백', '대물'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극단 '예인방'이 이번에 일을 냈다. 지난 28일 서울 대학로에서 열린 제8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시상식에서 창작극 '엄마의 강'으로 작품상을 수상한 것. 이번 작품상 수상은 지역 극단 사상 최초라고 한다. 그동안 서울 소재 극단이 작품상을 수상해온 관례를 깨고 지역 연극의 저력을 과시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낸다. 한국연극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연극대상은 최근 1년간 국내에서 공연된 작품 가운데 치열한 경합을 거쳐 선정된다. 1980∼90년대 영산강 선창이 배경인 '엄마의 강'은 나주의 이미지와 토속적인 정서 등을 주된 소재로 삼아 흔들리는 가정을 지키려는 엄마의 위대한 희생을 부각시킨 창작품이다.

지방의 작은 중소도시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는 아는 사람만 안다. 척박한 토양에서 고군분투하면서 창작극 공연을 하고 있는 '예인방'의 활동이 중단되지 않도록 지역사회가 적극 도와야 한다. 전남도와 나주시, 한전을 비롯한 혁신도시 소재 공기업들이 나서야 한다. 지역민들도 '예인방'의 공연 때마다 객석을 가득 메워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불어넣어야 할 것이다. 


2015-12-29 전남일보 박상수 노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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